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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jun 대화하다/takejun 영상보다

[영화]2015 킹스맨 - 더 시크릿 에이전트 : 진지 vs 가벼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킹스맨 더 시크릿 에이전트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지하철 광고로 '엑스맨 감독이 찍은 영화에 어벤져스 대장이 나오는' 정도만 알고 있었기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설에 영화나 보자는 생각으로 극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미 다양한 스파이 영화가 나온 상황에 뭔가 새로울 건 나오기 힘들다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취향만 맞으면 최고가 되거나 아니면 허탈해진다는 평을 들어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봤습니다. 훌륭한 요원의 아들이 시험을 통과해 정식요원이 되어 악을 무찌른다는 전형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는 본작은 어디선가 본 듯한 요소가 매우 많이 나옵니다. 그렇기에 새로움을 기대하기란 어렵지만 익숙한 것을 영화에 맞게 잘 버물여 맛깔나게 만들었네요. 


  영국남자의 스마트함과 예절이 느껴지는 중반까지의 흐름에 근엄함과는 거리가 먼 악당의 개그 떡밥은 이 영화가 '진지하고 전형적인' 스파이 영화가 아니라는 반전을 계속 담아줍니다. 전설적인 요원 해리가 진지함을 내세운다면 악당인 발렌타인은 가볍게 분위기를 쇄신해줍니다. 이 사이에 중간의 위치에 서있는 에그시는 가볍지만 그 안엔 진중함을 갖고 있다는 역시나 전형적인 캐릭터를 유지하며 성장해 나가는데 최종적으론 가볍지만 무게감이 있는 캐릭터가 됩니다. 007과 같이 다양한 무기들이 나오지만 압도적이며 판타지성이 강한 무기보단 현실적으로 가능할 듯한 무기들이나 성능은 발군이며 방탄성능까지 들어간 슈트는 멋과 품위를 갖추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다만 그로인해 십수명의 적들이 총을 쏴도 피해가는 것인지 맞아도 아프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강한 캐릭터를 만들어줍니다. 


 아저씨에서 보여줬던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액션씬을 본작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이 액션 안에 순차적으로 속도를 올리거나 말도 안되는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흡사 블레이드 2가 떠오르는데 만화같으면서도 유기적인 전투씬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존 윅 또한 비슷했지만 뭔가 나이가 든듯 굼뜬 느낌이 존재해 아쉬웠다면 정통성에선 벗어나지만 속도감을 잘 보여주는 본작 또한 액션 쾌감이 매우 강력합니다.


 주인공 에그시는 뭔가 부족해보이는 인상이며 캐릭터도 워낙 전형적이라 크게 흥미가 안가지만 악당이면서 시종일관 재밌고 귀여운 발렌타인,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직감하고 있는 영국남자 해리 그리고 발렌타인을 보좌하는 의족 파이터 가젤은 영화를 굉장히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들의 과거가 별로 나오지 않아 아쉬울 정도였네요. 후속작이나 BD에서 조금만 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명대사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선 한번 곱씹으며 생각해볼만한 것도 많아 가벼움 안의 진중함이 참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잔인한 신이 많이 나오지만 징그럽진 않으며 진짜 잔인한 장면의 연출은 이 영화가 왜 가벼운지를 설명해주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기존의 스파이물과도 다른 맛이 느껴지네요. 여러모로 후속작이 기다려지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BD가 나오면 꼭 사서 몇번 더 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