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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jun 게임하다

[리뷰]PS3 : Lost in the rain

조금 더운 여름, 비를 만나고 싶다 'Lost in the rain' 

 PSP용 '무한회랑'을 통해 많은 게이머에게 극한의 퍼즐감을 안겨줬던 스즈타 켄 프로듀서는 2013년 10월 '내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외로움과 고독'을 콘셉트로 Lost in the rain(이하 레인)을 PSN에 서비스한다. 이후 일본 내에서 다운로드 순위 1를 차지하고 많은 게이머와 리뷰어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를 한다. 한국에서도 2014년 6월에 패키지로 발매되어 인기를 끈 레인이 폭염이 찌는 7월 PS+무료 플레이 타이틀로 다시 한번 게이머들을 찾아왔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타이틀 화면 


이 안에 나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수채물감으로 그려진 듯한 따스한 인트로가 맞이하며 스토리를 설명한다. 비 오는 어느 날 익숙하지만 낯선 소녀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게 쫓기고 소년은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도시로 나선다. 게임을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비가 내리며 어두컴컴한 도시를 달리게 되는데 스토리의 진행에 따라 비의 양이 늘었다, 줄기를 반복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 안에서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BGM으로 레인의 분위기를 이끌어주는데 약간은 무미건조하다 싶을 만큼 잔잔하기도 하다. 비를 피하면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고 비를 맞아야만 형체가 보인다는 컨셉이 매우 독특하다. 형체가 보이지 않을 땐 발걸음 소리로 소년의 위치를 설명한다든가, 중요한 정보를 알려줄 때 들리는 피아노의 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어 준다. 개인적인 아쉬움으론 내리는 비의 양에 비해 빗소리가 너무 약해 보이는 것이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폭우가 내리는 것에 비해선 너무 조용하달까?

 동화같은 연출이 인상적이었던 인트로 

 심하다 싶을 만큼 칙칙한 색감은 아쉽기도

 레인의 조작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걷기, 달리기, 잡기, 오르기, 밀기 정도뿐이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는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주 간간이 나오는 퍼즐 또한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누구나 풀 수 있을 정도이기에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다만 잡기, 오르기 등의 작동 범위가 좁아 닿을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은 조금 불편하다. 그 외엔 간단한 조작만 필요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비에 닿으면 자신의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게임 진행 중 레인 만의 독특한 긴장감이 생겨난다. 절대 적을 이길 수 없다는 설정이기에 시종일관 도망쳐야 하고 비가 내리지 않을 땐 적도 보이지 않아 그 땐 한걸음, 한걸음이 중요해진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어렵지 않고 해야 할 것을 쉽게 알려주며 일정량 컨티뉴를 반복하게 되면 힌트를 준다. 자막 한글화가 되어 있어 더욱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조작 방식에 대해 설명이 부족해 방황하기도

가장 게임 내 긴장감이 높아졌던 부분 

 사실 계속 도망가고 달리는 것이 주를 이룬다

 부족한 볼륨을 늘리기 위한 억지적 구성의 한계

 레인의 플레이 타임은 3시간 정도로 여타의 인디 풍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편안하게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물 흐르듯이 진행하면 순식간에 장마는 그치고 그 끝에 밝은 햇살이 내려 찐다. 하지만 어째서 소년과 소녀가 어둠의 세계에 빠져든 것인지, 자신들과 싸우는 생명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어 플레이 내내 다소 답답한 인상이 든다. 스토리적인 설명이 전혀 없이 암시만으로 이루어졌던 JOURNEY와 달리 중간중간 스토리를 설명하는 것들이 등장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이야기하질 않아 엔딩을 보는 내내 궁금함은 풀리지 않는다. 

 볼륨을 늘리기 위해 세계관과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기억'을 습득할 수 있게 구성했는데 1회차에 이미 게임의 밑천이 다 들어나 억지로 플레이하는 2회차가 그리 즐겁지 않다. 전작인 '무한회랑'에서 게이머들을 너무 괴롭혀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고는 하지만 숨겨진 요소나 게이머의 도전욕구를 채워줄 부분에선 매우 빈약한 게 아쉽다. 그래도 패키지 판엔 특전으로 커스텀 테마나, 메인 테마곡과 뮤직비디오 등을 다운받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물론 다운로드 버전엔 존재하지 않으니 그 점은 아쉬울지도?

2회차를 해야 그나마 스토리를 이해하게 된다는 게 좀... 

 여름의 열기를 잠시 잊게 해줄 시원한 게임 

 3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볼륨과 도전 욕구를 자극하거나 난관에 도달할 요소가 없는 게임성은 다소 아쉬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플레이 내내 시원하게 내리는 빗소리와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풀리는 게임의 구조는 플레이는 한편의 잔잔한 영화를 본 느낌을 준다. 잔인한 내용이나 과격한 연출, 심각한 스토리에 질려 버린 게이머에게 한여름의 시원함을 선사할 타이틀이 될 거라 생각된다. PS+ 회원이라면 당장 플레이하길 권한다. 폭염을 잠시 잊게 해줄 7월 PS+의 추천작이 될 것이다.


 이렇게 또 한명의 솔로가 탈출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