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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jun 대화하다/takejun 영상보다

[영화]그가 돌아왔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 개그일까 액션일까 추억일까

1984년 개봉되어 SF액션 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터미네이터의 신작이 개봉했습니다. 메르스가 촹궐하고 수숩하지 못하는 나라 안에서 쥬라기공원도 보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리다 터미네이터는 도저히 넘길 수 없어 극장을 갔다왔습니다. 시리즈의 재앙이라 불리는 3, 4도 다른 사람들보단 괜찮게 봤었기에 이번작도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1, 2, 3이 보여줬던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에 대앙하여 싸운다는 기본 골격을 그대로 사용하기에 CG가 발전하고 적이 강화가 되더라도 스토리적인 부분에선 낡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듭니다. 더이상의 임팩트도 없고 앞도적인 강함을 보여준 터미네이터의 모습도 익숙해져 공포감도 느껴지지 않기에 시리즈가 지속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 그로인해 존 코너가 새로운 적이란 중요한 설정을 예고편에 풀 수 밖에 없어선 마케팅 선택을 뭐라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이미 3에서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며 기존작품을 부정하는 만행을 펼치고 4에서 미래전쟁을 소개했기에 제니시스는 과연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 결과는

일단 모든 시리즈를 다 합쳐서 버무려 본다!

 일종의 드림매치격인 작품이 나왔습니다. 1편의 T-800부터 1편의 T-1000을 동시에 등장시키고 3편의 스카이넷 기동을 저지하기 위해 4편에서 터미네이터와 싸우는 존 코너가 사망한다는 원래 시나리오를 차용한 존 코너의 적의 등장까지 합치면 묘하게 신작이라기 보다 팬픽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원래 설정으로만 있고 묘사하지 않았던 T-800의 피부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묘사하는 등 최대한 원작들에 대한 존경을 담아내고 있어 팬픽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데 3편에서 이전작을 무시하고 운명을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는 치명적인 실수보다 훨씬 좋은 선택 같아보입니다. 모든 시리즈를 다 보셨다면 곳곳에 등장하는 이전작에 대한 오마쥬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또한 팬에겐 재밌는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캐릭터적으로 문제가 있는데 어려지고 이뻐진 사라 코너나 별달리 비중도 개성도 느껴지지 않는 카일 리스 그리고 인간의 구세주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존 코너까지 여러모로 임팩트가 느껴지질 않습니다. 이병헌의 T-1000 또한 차갑고 매서운 느낌이 죽어 (특히 경찰차 유리창을 깨고 나와 하반신부터 형체를 구현하는 신은 개그의 절정) 아쉬움도 큽니다. 다만 비중만큼의 역활은 하는 수준이기에 다음작에서도 볼 수 있다면 좋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다만 시리즈 내내 등장하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T-800은 시리즈 중 가장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버지라 생각했던 존 코너가 그를 인간처럼 만들려 노력했던 것이 사라 코너로 전승되고 인간보다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시리즈가 보여줄 새로운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의 시간을 모두 수정해 없앴던 X맨 데이즈 오브 퓨쳐 페스트와 달리 제니시스는 기존 시간을 포용하며 다른 차원이라고 설정해 여러가지 상상을 가능하게 했습니다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누가 T-800을 보냈는지와 같은 궁금증들은 모두 대충 넘어가기에 완성도를 따진다면 상당히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액션 연출도 기존 영화와 차별화도 없어 기억에 남는 액션신은 마지막 존 코너와의 전투 정도네요). 하지만 기존 시리즈를 엄격한 시선으로 보지 않았던 팬에겐 생각보다 재밌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낸정하게 따진다면 별 하나는 더 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