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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jun 대화하다

[영화]화제의 영화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 : 아날로그적 감성 액션

멜 깁슨이 주연한 1979년작 매드 맥스의 후속편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를 보고 왔습니다. 평론가들이 극찬한 영화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습니다. 인지도 문제로 극장 안의 관람객이 별로 없었다는 점은 마음에 걸리지만 그 덕분에 쾌적한 영화관람을 하고 왔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겠네요.


 분노의 도로 역시 핵전쟁 이후 황폐화된 지구에서 물과 기름을 갖고 있는자가 모든 것을 갖게 된다는 설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3부작를 리부트하는 게 아닌 후속편이란 설정이 꽤 신경 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존 트릴로지를 모두 버물여 만든 신작이란 생각이 드네요. 매드 맥스 2편에 나왔던 인간미가 없는 맥스의 성격을 기반으로 하지만 과거의 실수에 집착하며 되돌리려 하는 모습은 3편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외에도 남자 지도자 vs 여자 지도자 구도나 블라스터와 마스터가 떠오르는 적 디자인 등 여러모로 기존 작품의 향수가 느껴져 전작을 봤던 팬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기존 시리즈를 이제와서 보면 추억이 있는 세대가 아니라면 굉장히 재미가 없을 것입니다. 맥스의 복수(과격 액션)가 시작되는 것도 항상 영화가 거의 끝나갈 때부터고 80년대 영화답게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아 딱딱함이 느껴져 B급 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분노의 도로는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영화 내내 줄기차게 액션신을 보여줍니다. 적들에게 잡혀 본거지로 끌려가는 맥스가 탈출하여 복수할 때까지 끊임없는 액션을 펼쳐주는데 분노의 도로란 부제답게 대부분의 액션은 차량 위에서 펼쳐집니다. 차량이 뒹굴고 부서지고 날아가는 과격한 액션이 실사를 기반으로 한 결과물이라 그런지 투박하면서 우직함이 느껴집니다. 액션신에서도 주인공이 공중을 세네바퀴 돌며 발차기를 날리는 그런 허풍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정갈하거나 딱 맞춰진 모습이 아니기에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남성미 풀풀 나는 액션을 기대한다면 이 보다 좋은 작품은 없을 듯 하네요.


  시나리오적으론 꽤나 단순하여 복잡할 것이 없지만 암시하고 있는 것들이 다양하여 깊이감을 증폭하고 있습니다. 남성 지도자들은 모두 뭔가에 집착하거나 사고가 제대로 되지 않는 단순한 모습들에 반해 여성은 상대적으로 입체적이며 다양한 고민을 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편하게 주어진 대로 살 것이냐 아니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또한 모두 여성 캐릭터가 담당하고 있어 제목은 매드 맥스인데 맥스는 사실 거들기만 하는 모양새라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네요.(미친 지도자 임모탄은 어느 지도자와 달리 직접 지휘하며 부하들을 독려하는 모습에 많은 남성이 조금 멋진 상사에 대한 로망을 느끼게 하는 것이 오묘합니다) 다만 그런 것을 캐취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관객에 따라 다를 듯 싶네요. 오히려 그런 메시지는 리뷰글로 찾아보는 재미가 더 클 듯.


  변신로봇이나 합체로봇이 나오는 어벤저스의 비주얼과 다르게 매드 맥스는 현실적으로 가능할 법한 디자인의 차량과 아이템이 나옵니다. 핵전쟁 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없어져 있는 것들을 모아 합쳤다는 느낌의 차량이나 도구가 많이 나옵니다. 그 덕에 디자인적으론 투박하지만 상당히 현실감이 느껴지기나 새로움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만 중간중간 나오는 기타맨의 비주얼은 단연컨대 매드 맥스에서 가장 임팩트가 넘치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네요.


 단순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만 시종일관 펼쳐지는 아날로그적인 액션의 폭발력이 굉장한 파괴력을 보이는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 분명 호불호가 나뉠 듯하지만 기존 시리즈의 팬들에겐 환호성이, 신규팬들에겐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보여준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