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jun 대화하다2014.12.01 00:06


2003년 7월 31일 한국 콘솔 게임 유통 역사에 있어 큰 획이 그어진 날이다. 해외의 게임이 그저 한글화만 되어도 모두가 감동하던 그 시대에 단순 정식발매를 뛰어넘는 진정한 현지화가 되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타이틀의 등장이었다. 그것은 바로 길티기어 이그젝스 샤프 리로드. 모든 자막이 한글화가 되어 나온다는 발표 후 게이머들은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로 이 게임은 아는 사람만이 아는 매니악한 타이틀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음성 또한 한국 성우들이 재더빙을 할 것이며 한국만을 위한 게임 스테이지를 추가하고 OST 또한 새로 만드는데 바로 그 사람이 게임계에 오랜 오덕군자로 알려진 신해철이었다. 이미 영혼기병 라젠카 OST나 Starcraft Game Music Vol.1에도 참여한 경력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 없이 OST를 만들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큰 기대를 모았다. 더불어 스토리 상 중요한 포지션을 담당한 데스타먼트의 목소리도 신해철이 더빙을 한다고 해 딱 맞는 이미지라며 게이머들은 기뻐했다. 


그리고 실제로 게임이 발매된 직후의 게이머들의 반응은 "곡들을 모두 한 달 반 만에 완성하는 게 말이 되는가?", "한국 팬들의 입맛에 맞는 곡이다."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원곡들은 게임 프로듀서인 '이시와타리 다이스케'가 초기작에 만든 곡들을 계속 수정해 나가 만드는 방식이었기에 한국 팬에겐 "좋지만 물린다"는 평이었기에 N.EX.T의 곡들이 사랑받았다. 재밌게도 한국에선 길티기어 시리즈의 비인기 덕에 OST 동봉판이 다 팔리지 않는 슬픈 일이 발생했는데 오히려 일본 팬들이 한국판을 구매해가는 일이 생겼다.


 OST 또한 정식앨범으로써 일본쪽에 발매되었고 다양한 다양한 반응이 나왔는데 한국과는 반대로 "곡이 너무 느리다", "원곡과 벗어났다", "캐릭터 이미지와 다르다", "캐릭터 이미지보다 게임 OST같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로보 카이의 BGM인 Vortex Infinitum의 경우엔 일본판보다 띄어나단 평으로 이후 시리즈에 넣어달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음반 판매량이 상당히 좋았고 곡을 만들었던 프로듀서 이시와타리 또한 마음에 들어해 이후 OST도 제작해 달라고 했으나 신해철의 스케쥴로 인해 무산되었다. 그리고 그는 훗날 폭풍 후회를 했다고....


OST 외에도 신해철의 목소리 연기를 엿볼수 있는데 별달리 더빙 연습을 받지 않은 것인지 많은 대사를 들을 수 있는 스토리 모드에선 국어책을 읽는 듯한 연기가 압권으로 특히, 분노하는 신의 어색한 연기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전투 대사는 들을 만하고 "너에게 주마" ,"나이트메어 서큐러!"등은 팬들이 자주 흉내냈던 대사다. 그 덕인지 딱히 길티기어 시리즈에 관심이 없었던 게이머나 신해철의 팬들도  "믿고 듣는" 신해철의 OST를 듣기 위해 구매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게임은 안하고 OST만 듣고 봉인........



 또 하나 재밌는 것은 바로 N.EX.T 5집 : 개한민국에서 사용된 곡들의 마이너 버전을 들을 수 있다. 모두 4곡으로 Vengence Is Mine : 감염 Infested, Rogue Hunters : Dear America, Final Opus (Survival Mode Ending) : Laura, Options : Devin's boogie가 있으니 비교해서 들어보면 굉장히 재미있다. 이 외에도 순수하게 곡의 퀄리티 또한 높아 신해철의 음반 인생에 있어서도 훌륭한 한 획이라 해도 부끄럽지 않을 앨범이며 신해철의 팬이자 게이머로서 "게이머를 먼저 생각했던 타이틀"을 만날 수 있던 것에 깊이 감사를 보낸다.


Posted by take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