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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jun 대화하다/takejun 영상보다

[영화]2014 인터스텔라 : 결국엔 사랑이 인류를 구한다


 간만의 영화 인터스텔라. 놀란의 팬도 아니고 그가 만들었던 영화 중 대다수가 대중의 반응과 달리 제 취향에선 좀 미달인 부분이 많았고 완성도가 높았으나 우울해서 싫었던 다크나이트라던가 정말 이게 잘만들었던 영화인가 싶었던 인셉션 등 개인적으론 애매모호한 감독입니다. 제겐 놀란 영화 중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가장 좋았기에 인터스텔라의 경우 인터넷의 무리한 기대감과 함께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보았습니다.


 과학적인 영화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초반 유령을 계속 언급하거나 중반부 사랑을 강조하며 이성보단 비이성적인 방향에 대한 암시를 계속 보냈기에 엔딩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고 눈치가 조금만 빠르면 어느 순간 위기가 찾아오고 누군가가 문제를 일으키는지 누가 열쇠가 될지도 예측할 수 있기에 다소 구성적으로는 심심한 부분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애초에 우주로 날아갔고 그 기회는 단 한번이기에 위기를 만들 수 있는 카드 자체가 너무 부족했던 점이 아주 당연하다면 당연할 것입니다만 놀란의 역량이라고 느끼는 것이 그런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극적인 상황과 원하는 스토리로 관객을 감정이입 시킨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연기자들에겐 연기를 잘한다던가 하는 부분이 있을진 몰라도 캐릭터 적으로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으나 이게 왠걸, 투박하고 디자인적으로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귀엽지도 않았던 로봇 시리즈들이 영화 마지막엔 마치 살아있는, 진짜 소중한 친구같이 느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투박한 디자인조차도 매우 귀엽고 다양한 상황에 맞춰 변신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지게 보일 거라곤 등장 초반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뭐랄까요, 마치 공각기동대 TV판의 타치코마를 보는 듯 했습니다.


만약 잘 짜여지고 완벽한 이야기와 시작이 과학이었기에 마무리도 과학으로 끝나길 원한다면 이 영화는 생각보다 만족감을 주진 못할 듯 싶습니다. 저 또한 풀어놓은 이야기가 너무 거대해져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는데 그 부분을 포기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인셉션에서 보여줬던 마무리를 감상자에게 넘겨버리는 무책임함을 싫어했거나 다크나이트의 진짜 같이 어두운 분위기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