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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jun 대화하다/takejun 영상보다

[영화]드래곤볼 : 신들의 전쟁 언론시사회

 

 일본 만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타이틀이라고 하면 단연 드래곤볼. 연재가 끝난지도 십수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련 게임, 상품, 영화가 나오는 이 타이틀이 2013년 17번째 극장판 드래곤볼이 개봉했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시리즈 최초 한국에서도 개봉하게 되었고 훌륭하게도 한음 더빙판까지 동시상영이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8월말 개봉에 앞서 언론시사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왕십리 CGV에서 기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본어 버전을 선행 상영했습니다. 한눈에도 드래곤볼을 보러 왔구나 싶은 분들이 많았지요. 줄을 서서 영화 티켓과 보도자료(드래곤볼 부채와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의 인터뷰 등을 볼 수 있는 문서)를 받고 상영시간에 맞춰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나리오적으로 마인부우를 쓰러뜨린 이후의 이야기로 계왕신보다 상위의 존재 파괴신이 잠에서 깨어나 예지몽에서 본 더 강한 존재와 싸우기 위해 지구로 향한다는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아쉽게도 영화적인 완성도를 봤을 때 기대를 크게 하면 실망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드래곤볼 시리즈가 갖고 있는 더욱 강한 적들이 나온다는 패턴이야 익숙하지만 문제는 초기의 드래곤볼의 분위기인 개그 코드와 드래곤볼이란 시리즈를 대표하는 액션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게 그 문제입니다.

 

강한 적의 등장과 그 적에게 이기기 위해 수련을 거쳐 강해져 다시 반격에 나서고 모두의 힘을 합쳐 승리를 거둔다는 기본 드래곤볼의 공식과 다른 것은 좋았으나 중심 시나리오의 전개가 빨라 상영시간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개그를 넣다보니 개그가 길어지게 되고 사건을 정리해야 할 전투에서도 제대로 된 마무리도 되지 않고 끝나버리기에 '완결'의 인상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오히려 핵심만 따진다면 25분짜리 애니메이션 1편이면 충분할 정도로 빈약한 프롤로그적인 타이틀을 억지로 늘리다보니 재미면에선 매우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적의 등장과 개그로 장시간을 이끈 뒤엔 전투가 시작되지만 마지막 전투 초반의 건물 사이를 이동하며 싸우는 신의 임팩트에 비해 그 이후는 아무런 감흥이 없는 '전형적인' 드래곤볼의 전투를 보여주며 멋지기보단 발전 없는 모습에 아쉬움이 남네요. 작풍의 퀄리티도 전반적으로 괜찮기는 하지만 중요한 연출이 극장판이란 느낌은 들지 않는 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드래곤볼 : 신들의 전쟁의 포인트는 영화적인 완성도가 아닌 간만에 만난 드래곤볼 캐릭터의 잔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래곤볼 GT가 참혹할 정도로 엉망인 완성도와 원작을 무시한 듯한 설정에 치가 떨리는 팬에겐 토리야마 아키라 작가의 참여로 캐릭터성이 무너지는 부분은 크게 없어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 면에선 매우 훌륭합니다.


 특히. 피라후 3인조가 인상깊은데 오히려 부르마의 생일 파티편 만 따로 분리해 20분 동안 개그만 보여줬어도 되었을 만큼 피라후 3인조로 인해 부딪히는 상황과 캐릭터들은 모두 '살아있는' 드래곤볼 캐릭터 그 자체였습니다. 이 부분은 마치 닥터슬럼프가 떠오를 정도로 왁자지껄하고 빵빵 터치는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만년2등인 베지터 또한 개그에 동참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선 왕자 베지터가 마치 옥동자가 된 듯한 분위기를 보여줘 충격을 받지만 셀편에서의 트랭크스에 대한 부성애를 이은 현출이 나와 조금 다행이기도 했네요.

 

 두서없이 길게  표현했지만 드래곤볼의 팬들이라면 분명히 감상해야 할 타이틀이고 피라후 3인조의 귀여움 만큼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최고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조카들의 손을 붙잡고 극장을 찾아 보는 것이 어떠신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